작고 시인의 시

류흔_임금이 올라온다, 경계를 하자(발췌)/ 무궁화를 심으과저 : 한용운

검지 정숙자 2023. 10. 1. 16:21

 

    무궁화를 심으과저

 

     한용운(1879-1944, 65세)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녯나라에 비춘 달아

  쇠창을 넘어와서

  나의 마음 비춘 달아

  계수나무 버혀내고

  무궁화를 심으과저

 

  달아달아 밝은 달아

  님의 거울 비춘 달아

  쇠창을 넘어와서

  나의 품에 안긴 달아

  이지러짐 있을 때

  사랑으로 도우과저

 

   달아 달아 밝은 달아

  가이없이 비춘 달아

  쇠창을 넘어와서

  나의 넋을 쏘는 달아

  구름재를 넘어가서

  너의 빛을 따르과저

    -전문-

 

  임금이 올라온다, 경계를 하자/   경기도 성남누비길 1구간(남한산성길) 걷기(발췌) _류흔/ 시인

  만해기념관(관장 전보삼)은 만해 한용운 선생을 기리고 기념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선생의 일생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교육관, 체험학습실 및 야외조각공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

 

  1922년 9월 잡지 『개벽』 27호에 실린 한용운의 옥중시 「무궁화 심으과저」를 모티브로 "만해 한용운! 무궁화로 피었습니다"라는 제하로 특별기획전(2023. 7. 1.~8. 31.)이 열리고 있었다. 몹시 배고픈 나는 「무궁화 심으과저」를 3연까지 속독하고 나서 공손히 합장한 후 잰걸음으로 전시관을 빠져나왔다. (p. 시 170-171/ 론 170 * 172)

 

  * 블로그 註: 사진들은 책에서 감상 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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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간 P. S』 2023년-가을(3)호 <P.S 기획연재 2> 에서

 * 류흔2011년 시집 『꽃의 배후』로 등단, 시집 『지금은 애인들을 발표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