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시인의 시

김남권_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부분)/ 새로운 길 : 윤동주

검지 정숙자 2023. 7. 18. 15:30

 

    새로운 길

 

    윤동주(1917~1945, 28세)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전문-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별이 된 시인의 흔적을 찾아서 '윤동주문학관'에 가다(발췌)_김남권/ 시인

 윤동주문학관으로 향하는 길목은 이미 연둣빛 새순이 파도처럼 밀려와 은행나무에도 목련나무에도 벚나무에도 신록이 물결치고 있었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를 나와 자하문 터널 방면으로 15분 정도 걸으면 터널 입구가 나온다. 여기서 인도 변 이정표를 따라 언덕길을 2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청운 공원 끝자락, 북한산 등산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윤동주문학관이 나온다. 시내버스를 타고 가면 경복궁역에서 네 정거장 경기상고 앞에서 내리면 된다.

  배낭을 메고 산길을 오르며 윤동주 시인이 수감되었던 후쿠오카 형무소의 철창 밖으로 보이는 밤하늘의 별을 생각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점점 부끄러운 일이 늘어가는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윤동주문학관은 2012년 7월 25일 문을 열었다. 윤동주 시인의 조카인 윤인석 성균관대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문을 연 문학관은 윤동주 시인이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1945년 2월 16일 옥사한 이후 67년 만에 마련된 소중한 공간이다. 윤동주 시인이 생전에 종로구 누상동 9번지에서 하숙했다는 것을 근거로 상수도 가압장이었던 공간을 활용하여 문학관으로 조성하게 된 것이다. 이곳에 보관된 유품의 진품은 윤동주 시인의 모교인 연세대학교에 기증되어 있고 유물들을 복사하여 생생하게 영인하는 방법으로 전시하게 되었다. 북한산 자락으로 데이트를 나온 연인도 청운공원으로 산책을 나온 가족도 한 번씩 들르게 되는 이곳은 이미 시민들의 품에서 자연스러운 눈 맞춤의 공간이 되고 있다. 훗날을 미리 예감하며 시인은 1938년에  「새로운 길」이라는 시를 써서 우리에게 보여주었나 보다. (p. 시 227/ 론 226-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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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간 P. S』 2023년-여름(2)호 <문학관 탐방 - 윤동주문학관> 에서

  * 김남권/  2015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저 홀로 뜨거워지는 모든 것들에게』『하늘 가는 길』등, 동시집 『짜장면이 열리는 나무』『1도 모르면서』, 저서 『시낭송의 감동과 힐링』『내 삶의 쉼표 시낭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