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잠에서 깨어도 꿈인 듯하오/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12. 20:54

 

 

    잠에서 깨어도 꿈인 듯하오

 

      정숙자

 

 

  잠에서 깨어도 꿈인 듯 하오

  꿈속에 누워도 생시ㄴ듯 하오

 

  임의 길 가리운 휘장 때문에

  마음은 노상 별 아래 섧고

 

  서양녘 구름 안고 걸을 양이면

  양귀비에 취한 듯 허전한 아픔

 

  임이사 동남서북 모두 계시며

  달빛처럼 열 손 내어 부르시는데

 

  어느 시샘 많은 혼령이 들어

  나루마다 뱃길을 막고 웃는지

 

  비늘 뜯긴 어족 모양

  남루한 심중

  더 기워낼 힘 이울어

 

  목숨조차 덜 깨인 꿈인 듯하오                                               

  임의 길은 자기(瓷器) 굽는 가마ㄴ 듯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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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