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어도 꿈인 듯하오
정숙자
잠에서 깨어도 꿈인 듯 하오
꿈속에 누워도 생시ㄴ듯 하오
임의 길 가리운 휘장 때문에
마음은 노상 별 아래 섧고
서양녘 구름 안고 걸을 양이면
양귀비에 취한 듯 허전한 아픔
임이사 동남서북 모두 계시며
달빛처럼 열 손 내어 부르시는데
어느 시샘 많은 혼령이 들어
나루마다 뱃길을 막고 웃는지
비늘 뜯긴 어족 모양
남루한 심중
더 기워낼 힘 이울어
목숨조차 덜 깨인 꿈인 듯하오
임의 길은 자기(瓷器) 굽는 가마ㄴ 듯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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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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