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영혼 꺾어드릴 임 계심에/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11. 20:33

 

 

    영혼 꺾어드릴 임 계심에

 

     정숙자

 

 

  영혼 꺾어드릴 임 계심에

  무지개 지지 않는 하늘 봅니다

 

  임을 통하고야 풀 한 포기도

  본래의 아름다움 고이 지니고

 

  공중에 무늬 놓는 새의 지저귐

  공후空(候처)럼 고웁지 아니합니까

 

  모든 이 이 땅을

  고해라 해도

  임 생각 모으면 극락이어니

 

  어린 마음 두 손 가득히

  눈빛 같은 그리움만 안겨지이다

 

  임은 심연에 내리는 꽃비

  낮에도 밤에도 향내로 스며

 

  바위틈 벼랑까지 노리개 삼작(三作)

  무지개 병풍 둘린 하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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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