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제 눈물 혹시 엿보더라도/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11. 20:24

 

 

    제 눈물 혹시 엿보더라도

 

     정숙자

 

 

  제 눈물 혹시 엿보더라도

  임은 모른 듯 웃어주셔요

  그것은 마음 어린 탓으로

  미처 못 덮은 낟알이오니

 

  제 아픔 혹시 엿보더라도

  임은 모른 척 스쳐주셔요

  그것은 마음 여린 탓으로

  미처 못 틔운 꽃눈이오니

 

  발길 머무는 어느 한 군데

  그림자 슬프지 않으리요만

  그것은 홍옥청옥 별 담은 비단

 

  제 울음 혹시 엿듣더라도

  그것은 색동언덕 타고 갈 선여(仙輿)

  임은 모른 듯 재워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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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