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
김소월(1902~1934, 32세)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전문-
▣ 김소월은 1902년 평안북도 구성에서 출생했다. 1907년 할아버지가 독서당을 개설하고 훈장을 초빙하여 한문 공부를 시작했다. 1909년 남산 소학교에 입학했다.
1915년 오산 중학에 입학해서 스승 김억을 만나 본격적인 문학 수업을 시작했다. 1916년 홍단실과 결혼했고, 1920년 『창조』에 「낭인의 봄」「그리워」「춘강」 등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1925년 시집 『진달래꽃』을 발간했다.
출생과 시집 『진달래꽃』 발간 때까지 간략하게 살펴본 김소월의 이력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독서당에서 한문 공부를 한 것이다. 앞서 인용한 한용운이 9세에 문리를 통달해 신동이라고 칭찬이 자자했다고 했던 것이 그의 세계관에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듯이, 김소월 역시 6세에 시작한 2년 정도의 한문 공부였지만 유교적 세계관이 어느 정도 형성되었을 것이라 할 수 있다.
왕과 국가와 주권을 동일시하는 세계관은 한용운과 비슷하지만 다른 것은 희생, 헌신, 복종 등의 절대적인 관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보다는 오히려 강렬하고도 애끓는 민족애를 보여준다. (p. 시 9/ 론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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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섭 평론서 『한국 현대시 해석』에서 / 2023. 1. 10. <book속길> 펴냄
* 김유섭/ 2011년 『서정시학』으로 시 부문 & 2014년 『수필미학』으로 평론 부문 신인상 수상, 시집『찬란한 봄날』『지구의 살점이 보이는 거리』, 평론서『이상 오감도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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