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시인의 시

김경성_이 계절의 시/ 겨울나무 : 송혁

검지 정숙자 2023. 1. 27. 02:20

    <권두시>

 

    겨울나무

 

    송혁(宋赫 1935-1985, 50세)

 

 

  겨울에는

  저 짙푸른 솔바람소리를 듣는다

  山寺에 잠시 기대어 듣는다

  옛날 그 옛날의 솔바람, 神바람 소리다

 

  겨울에는

  지닌 것을 모두 버린 다음

  버렸다는 마음까지도 잠재우고

  맨 몸으로 體操를 하는 

  저 裸木을 지켜 본다

 

  忍苦의 저 억센 沈默은

  누구의 가르침이던가

 

  겨울에는 듣는다

  저쪽 北風에 못 견디어 달려 오는

  아우성 소리를 듣는다

 

  白衣觀音像되어

  온몸 온마음으로 베풀기만 한다

 

  빈손이면 어떠랴

  저 많은 서릿발 무리도 가슴에 안고

  더러는 어깨에 짊어지고

  서 있는 겨울나무를 본다

     -전문-

 

  송혁(宋赫 1935-1985, 50세) _ 김경성/ 시인

  본명은 재갑在甲. 전북 고창 출생. 동국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1958년 『자유문학』에 「손, 기도祈禱」, 「주어진 빛 속에서」, 「해토解土」 등이 추천되어 등단했다.

  그의 시는 불교사상을 바탕으로 인간사회를 바라보고 그것을 서정적인 시로 형상화시키고 있다. 시집으로 『解土(1978),  『宋赫全集』1, 2(1996). 대표 저서로는 『現代佛敎詩의 理解』,  『萬海의 佛敎思想과 詩世界』, 『現代佛敎詩 硏究』, 『梵鍾題材의 詩的 變容』 등이 있다. 

  동국대 문리대 교수, 한국불교문학가협회 부회장, 한국문학연구소 간사. 동국문학인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감사 및 이사를 역임했다. 「現實」 및 「詩劇」 동인으로 활동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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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네르바』2022-겨울(88)호 <이 계절의 시_김경성> 에서

   * 김경성/ 전북 고창 출생, 2011년『미네르바』로 등단, 시집『와온』『내가 붉었던 것처럼 당신도 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