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바늘집/ 주경림

검지 정숙자 2022. 12. 17. 02:36

 

    바늘집

 

    주경림

 

 

  통영에서 만난 벅수 한 쌍, 발 근처에

  처마 선이 반듯한 기와집과

  볏집 두툼한 지붕의 초가집이 각각 새겨져 있다

  예나 지금이나 제 집 갖기가 소원,

  벅수가 복을 가져다준다니

  기와집과 초가집 자리에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새겨 넣고 빌어 보아야 할까

  집 없는 아들네가

  제발! 주택청약에 당첨되게 해 주세요

  바늘에게도 바늘집이 있지 않습니까.

    - 전문(p.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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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가시회_현대향가 제5집『가요 중의 가요』에서/ 2022. 12. 10. <문예바다> 펴냄

  * 주경림/ 1992자유문학시 당선, 시집 풀꽃우주 뻐꾸기창  2, 시선집 무너짐 혹은 어울림, 한국시문학상 · 중앙뉴스문학상 · 한국꽃문학상 대상 수상, <유유> <현대향가시회> 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