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묻지 마세요/ 이은봉

검지 정숙자 2022. 8. 31. 02:54

<권두시>

 

    묻지 마세요

 

    이은봉/ 시인

 

 

  어디 가냐고 묻지 미세요

  누구한테 가냐고 묻지 미세요

  어디 가기는 가지만요

  누구한테 가기는 가지만요

 

  가는 길이 구불거린다고

  크게 불평하지는 않아요

  반듯한 길이 어디 있나요

  길은 다 구불거리지요

 

  가는 길이 힘들고 어렵다고

  아무데나 주저앉지는 않아요

  쉽고 편한 길이 어디 있나요

  길은 죄 힘들고 어렵지요

 

  가고 싶은 길 다 가고 나면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묻지 마세요

  끝까지 가보려는 것이니까요

  특별한 길이 뭐 어디 있나요

     -전문 (p.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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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의 집 · 서울』 2022-8월(250)호 <시> 에서 

  * 이은봉/ 시집『봄바람, 은여우』『생활』『걸어다니는 별』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