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15
정숙자
손가락 굵기의 푸른 벌레가 나뭇잎에 엎드려 있습니다. 유니콘의 뿔 머리에 달고 삶을 견디는 듯했습니다. 그 조용한 사색가가 호랑나비 되리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수고로운 외모였어요. 그렇지만 제 귀에는 여신들의 바느질 소리가 들렸습니다. 꽂았다 뽑ᄋᆞᆻ다 수틀 가득히 무늬를 놓는 소리였지요. <얘야, 조금만 더 기다리려무나. 여신들이 네 날개를 짓고 있는 중이란다> 그런데 그 어린이가 제 말을 알아들었을까요? (1990. 7. 20.)
_
90-91-92-93-94-95-96-97-98-99-2000//10
2001-02-03-04-05-06-07-08-09-2010// 10
2011-12-13-14-15-16-17-18-19-2020// 10
2021-(2022. 4. 19) 15:52-----------// 32
그랬군요
그렇군요
저 푸른 손가락이
이제, 평행이론에 비추어보니
“얘야, 조금만 더…”
자신에게 한 말이었군요
------------------
* 『딩아돌하』 2022-여름(63)호 <신작시> 에서
* 정숙자/ 전북 김제 출생,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감성채집기』『열매보다 강한 잎』등, 산문집『행복음자리표』『밝은음자리표』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멋쟁이딱정벌레/ 이종수 (0) | 2022.08.02 |
|---|---|
| 유리/ 이경림 (0) | 2022.07.31 |
| 꿩/ 문정희 (0) | 2022.07.30 |
| 처음으로/ 조은 (0) | 2022.07.30 |
| 아닌 줄 알면서 구름이여/ 복효근 (0) | 2022.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