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달새/ 권대웅

검지 정숙자 2022. 7. 28. 01:36

 

    달새

 

    권대웅

 

 

  한 달에 한 번씩 밤하늘에

  달을 낳고 가는 새는 얼마나 클까

  왜 우리는 항상 너무 큰 것은

  보지 못하는 것일까

  새가 달을 낳는 동안

  바다는 얼마나 뒤척였을까

  하늘에 펼쳤던 저리 큰 검은 날개를

  새벽이면 어디에 접을까

  날개를 펼칠 때 반짝이던 별들은

  어디서 받은 상처일까

  그동안 밤하늘에 태어났던

  둥근 달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

  달에서 나오는 환한 기운을

  쓸 줄 아는 사람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달에 들어 있는 것들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얼마나 외로울까

  지붕 위에 달이 왔는데도

  나는 얼마나 달 없는 밤을 지냈을까

  저 거대한 새가 둥글게 품고 있었는데도

  나는 왜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못했을까

 

   --------------------

  * 『시와산문』 2022-여름(114)호 <기획연재/ 시인의 직업. 4 -편집인>에서  

  * 권대웅/ 198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로 등단, 시집『당나귀의 꿈』『조금 쓸쓸했던 생의 한 때』『나는 누가 살다가 간 여름일까』, 산문집『그리운 것은 모두 달에 있다』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연선택/ 박성호  (0) 2022.07.28
노루귀/ 나석중  (0) 2022.07.28
놓지 못한 손/ 강치두  (0) 2022.07.28
정월 초사흘 날/ 나태주  (0) 2022.07.28
배추흰나비였든가/ 정복선  (2) 2022.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