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선택
박성호
빚 갚기가
원수 갚기보다 어렵다
쓸 거 다 쓰고 남아도
입에 털어 넣는다.
백내장으로
은혜도 원수도 다 희미해졌다
비루해서
남 같지 않은 생,
비굴한 체위로라도
이생을 견디고싶다
쓸쓸한 기미를 좇다
가족도 놓쳤고
감추며 살았던 흉터는
등이 되었다
가난을 횡단하며
섭섭함도 길이 되었다
등을 밀어준 눈물이여
눈 감으면
만경창파를 보여다오
불행한 문장이 그리워
다시, 시집을 연다
--------------------
* 『시와산문』 2022-여름(114)호 <신작시>에서
* 박성호/ 1993년『심상』으로 등단, 시집『온라인으로 도착한 슬픔』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아닌 줄 알면서 구름이여/ 복효근 (0) | 2022.07.30 |
|---|---|
| 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14/ 정숙자 (0) | 2022.07.29 |
| 노루귀/ 나석중 (0) | 2022.07.28 |
| 달새/ 권대웅 (0) | 2022.07.28 |
| 놓지 못한 손/ 강치두 (0) | 2022.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