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자연선택/ 박성호

검지 정숙자 2022. 7. 28. 02:10

 

    자연선택

 

    박성호

 

 

  빚 갚기가

  원수 갚기보다 어렵다

  쓸 거 다 쓰고 남아도

  입에 털어 넣는다.

 

  백내장으로

  은혜도 원수도 다 희미해졌다

  비루해서

  남 같지 않은 생,

  비굴한 체위로라도

  이생을 견디고싶다

 

  쓸쓸한 기미를 좇다

  가족도 놓쳤고

  감추며 살았던 흉터는

  등이 되었다

 

  가난을 횡단하며

  섭섭함도 길이 되었다

  등을 밀어준 눈물이여

  눈 감으면

  만경창파를 보여다오

 

  불행한 문장이 그리워

  다시, 시집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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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와산문』 2022-여름(114)호 <신작시>에서  

  * 박성호/ 1993년『심상』으로 등단, 시집『온라인으로 도착한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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