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초사흘 날
나태주
문단 행사 때마다 축사를
길게 길게 하시던 어른이 있었다
축사가 너무 길다고 작은 소리로
불평을 늘어놓던
그보다 나이 아래 중견 시인들도 있었다
어느덧 축사를 길게 하시던 어른도
가고
불평을 늘어놓던 중견 시인들도
떠나고
강물처럼 유장한 축사와
빗방울처럼 튕겨 나오던 신선한
불평을 엿듣던 귀만 남아
그 소리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사람 사는 일 참 쓸쓸하다
오늘은 새로 정월 초사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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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산문』 2022-여름(114)호 <초대시 / 신작시>에서
* 나태주/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1973년 첫시집『대숲 아래서』이후 150여 권 문학 저서 출간, 현재 공주에서 나태주풀꽃문학관 설립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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