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단벌의 형벌/ 송연숙

검지 정숙자 2022. 7. 17. 14:00

 

    단벌의 형벌

 

    송연숙

 

 

  바람을 빼고 쪼글쪼글해지는 회상

  동기動機들은 팽팽한 바람이 원인이다

  어디쯤에서 놓친 끈을 스스로 되감는 시간

  구름과 새 떼가 지워진

  흰 벽을 바라본다

 

  누구에게나 선택의 평방미터들이 있다

  비행기 그림자가 마당을 지나간다

  빛과 그림자는 한 편

  원숭이처럼 튀어 오르는 타인의 말과 시선

  그 교차점에서 창살이 만들어지면

  그땐 안쪽의 문고리가 없는 시간

  물과 불을 구분하지 못하고

  그것이 최선이라 움켜쥔 선택이 문고리 안에 있다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희망이

  제일 위험한 밤

  사느라 바쁘든가 죽느라 바쁘든가

  거친 말들도 견딜 만하다

 

  돌 같은 마음을 파서 망치를 숨겨 두는 일은 지난하다

  적막의 강산이 다 닳아야 끝나는 형기

  적막을 한 줌씩 파내어 마당가에 뿌리는 일상은 위태롭다

  부여안은 번호들이 다 닳아지도록 되뇌이며

  남은 재위在位나 형기刑期를 재보는 시간

  햇살이 창살을 달고 방으로 들어온다

  

  빨랫줄처럼 외줄을 달리는

  형벌은 단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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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시학』 2022-여름(41)호 <미래시학 시단 >에서

   * 송연숙/ 강원 춘천 출생, 2016년『시와표현』으로등단,  2019년 ⟪강원일보⟫ ⟪국민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측백나무 울타리』『사람들은 해변에 와서 발자국을 버리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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