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지네
배세복
우리는 함께 산모롱이 돌고 있었네
들썩이는 내 어깨와 상관없다는 듯
당신은 꽃 무더기처럼 웃고 있었네
늙어버린 상여꾼들 더딘 가락에
구름은 겹겹이 모여 소나기 되고
그예 모란은 붉게 지고 말았네
떨어지는 꽃잎을 받쳐 두 손으로
꽃다발 만들어 걸어주고 싶었네
내 지문이 당신의 호수에 가서
몇 개의 파문으로 닿을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상여꽃은 지고 있고
휘청이는 내 발길과 상관없다는 듯
당신은 내 품에서 활짝 웃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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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시학』 2022-여름(41)호 <미래시학 시단 Ⅱ>에서
* 배세복/ 충남 홍성 출생, 2014년 ⟪광주일보⟫신춘문예로 등단, 시집『몬드리안의 담요』『목화밭 목화밭』, <Volume>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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