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모란이 지네/ 배세복

검지 정숙자 2022. 7. 17. 13:45

 

    모란이 지네

 

    배세복

 

 

  우리는 함께 산모롱이 돌고 있었네

  들썩이는 내 어깨와 상관없다는 듯

  당신은 꽃 무더기처럼 웃고 있었네

  늙어버린 상여꾼들 더딘 가락에

  구름은 겹겹이 모여 소나기 되고

  그예 모란은 붉게 지고 말았네

  떨어지는 꽃잎을 받쳐 두 손으로

  꽃다발 만들어 걸어주고 싶었네

  내 지문이 당신의 호수에 가서

  몇 개의 파문으로 닿을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상여꽃은 지고 있고

  휘청이는 내 발길과 상관없다는 듯

  당신은 내 품에서 활짝 웃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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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시학』 2022-여름(41)호 <미래시학 시단 >에서

   * 배세복/ 충남 홍성 출생, 2014년 ⟪광주일보⟫신춘문예로 등단, 시집『몬드리안의 담요』『목화밭 목화밭』, <Volume>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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