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고흐의 씻김굿/ 윤명규

검지 정숙자 2022. 6. 30. 02:50

 

    고흐의 씻김굿

 

    윤명규

 

 

  검푸른 바다의 시간

  생과 사가 뒤엉킨다

 

  씻김굿 굿 가락이 천천히 허공을 감다가

  쏟아내듯 휘몰아치는

  신들린 무아의 세계

 

  리히터 지진계의 진폭처럼

  뚝뚝 끊어진 물의 지느러미가

  공명共鳴했다 자지러지고 있다

 

  극렬한 유자 빛 쓰나미가

  거친 지퍼의 이빨을 타고 올라

  빈 하늘을 흔들어 댄다

 

  부서진 달이

  검게 탄 파도 속으로 침몰하여

  노란 조등을 켜고 있다

 

  멀리 휘청이는 사이프러스 나무의

  구부러진 그림자가

  *울음의 그물을 짜고 있는

  광란의 밤바다

     -전문-

 

    * 복효근의 「범실의 닭」에서 한 구절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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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네르바』 2022-여름(86)호 <신작시> 에서

   * 윤명규/ 2020『미네르바』로 등단, 시집『허물의 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