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미얀마 군사쿠데타 1년, 절망과 전망(발췌)/ 녜인 따진 : 문창길

검지 정숙자 2022. 6. 24. 02:46

< 기획특집 | 특별대담_미얀마 언론인에게 듣는다 >

 

    미얀마 군사쿠데타 1년, 절망과 전망(발췌)

 

    녜인 따진(미얀마투데이 대표) : 문창길(시인, 본지 편집주간)

 

     일시:2021. 12. 26.

     장소: 종로 통일빌딩 1층

 

 

  문창길 : 지난 1년 간 쿠데타군들의 폭력과 인권 유린 등으로 인해 국민들이 가장 힘든 점과 실제 취재를 통해서 밝혀진 현장들 중에서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들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설명하기 힘든 장면들도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녜인 따진 : 어쨌든 미얀마로서는 코로나와 쿠데타 세력의 폭압 정치로 모든 시민들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태국 국경지역 까야주에서 화물트럭 세 대에 나눠 탄 35명의 민간인들을 군부 세력이 산채로 휘발유를 뿌린 다음 불을 질러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비무장 민간인을 저토록 잔혹하게 살상하는 민 아웅 흘라잉을 비롯한 군부세력에 정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무고한 살상과 인권유린이 빈번하게 자행되는 데도 국제사회에서는 이렇다 할 제재나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제발 미얀마의 비정상적인 군부권력을 응징해 주십시오. 특히, 각 민족군대와 군부 세력간 전투 중인 지역을 비롯해 국경지역에서 일어나는 여성 성폭력과 인권 유린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폭력적으로 많이 발생되고 있습니다. 이들 반란군 세력은 어린 여학생들을 집단 성폭행한 후 살해하기도 합니다. 같은 여성으로서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밉니다. 이러한 취약계층을 보호하거나 치유해줄 수 있는 국가기관도 없고, 국제보호단체도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만 있을 뿐입니다. 그나마 유일하게 한국에서 많은 도움의 손길을 펼쳐 주었고, 관심을 가져 주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군부와 손잡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도 우리는 매우 분노하고 저항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얀마 국민들은 국제사회의 어떤 지원이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스스로 투쟁하고 저항하고 치유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미얀마의 민주단체나 구호단체도 한계와 역량 부족으로 제 역할을 다하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입니다. 지난해 군부세력이 공군 전투기를 동원 민간인 지역을 무차별 공습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NUG통합정부는 미얀마 18개 지역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달라는 요구를 했으나 묵인되고 말았습니다. 사실 2011년 리비아 내전 당시에는 유엔안보리가 개입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을 관리하기도 하였으나, 미얀마 시민들의 요구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를 틈타 군부세력은 주요도시 외곽지역은 물론 도시 중심지역에도 공군기 폭격을 가함으로써 민간인들의 희생은 물론 삶의 터전마저 파괴되는 큰 피해를 가져왔습니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국제사회의 침묵과 무관심은 우리 미얀마인들에게 엄청난 상실감과 절망을 실감케 하고 있습니다. 정말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개입이 절실한 심정입니다.

 

  문창길 : 미얀마 쿠데타 상황에서 여성들의 내전 참여와 잔혹한 군부세력의 인권유린, 학대 등에 대한 대응과 현실적 어려움을 말씀해 주십시오.

 

  녜인 따진 : 쿠데타 이후 여성들의 인권과 권리에 대한 의식은 오히려 쿠데타 이전보다 증진된 상황입니다. 군부에 맞서는 항거과정에서 여성들이 활발하게 참여함으로써 남성우월주의기 팽배했던 미얀마의 구체제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무장투쟁에 참여한 여성 비율이 약 25%에 달하고, 쿠데타 세력에 의해 수배당한 혁명 활동가 중에서도 약 40%가 여성인 점이 그를 방증합니다. 이얀마 민중들 또한 여성을 억압하고 차별하는 미얀마의 구체제와 풍습이 군부독재만큼이나 나쁜 악이라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 혁명이 완수되면 이전과는 다른 미얀마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습니다. 군부 세력의 인권유린에서 많은 여성들이 고문과 학대, 그리고 성폭력에 희생양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현실적으로 대응하는데 여러 어려움이 있습니다. 우선 여성의 피해 사실(쿠데타 세력으로부터 학대나 성폭행을 당한)을 치부로 여기고 숨기기 급급한 사회 풍조가 문제입니다. 여전히 여성에게 전통적인 여성상이나 정조를 강조하는 사회 풍조 있기에 피해자 여성들은 피해 사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진술을 하거나 증거제출을 꺼립니다. 때문에 많은 사건들이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고 사장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국제사회의 무능도 이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여성과 미성년자에 대한 쿠데타 세력의 악행이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지만, 이를 사실상 외면하고 있는 국제사회로 인해 쿠데타 세력은 더욱 자신감을 얻어 여성과 아이들에 대한 범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먄마 군부는 전통적으로 사회적 약자(여성과 미성년자, 노약자)에 대한 성범죄를 전략으로 활용하여 반대세력을 탄압했습니다. 가족이 보는 앞에서 여성을 강간하여 공동체의 분열을 자극하고, 극단적이고 잔혹한 방식의 성적학대를 저지름으로써 공포를 퍼뜨리는 방식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만행은 2021년 쿠데타 이후에도 계속되었고, 여러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우려와 큐탄 외에는 이렇다 할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향후에도 여성에 대한 전쟁범죄는 더욱 악화된 방식으로 계속되리라 예상합니다. (p.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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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21』 2022-봄(56)호 < 기획특집Ⅰ/ 특별대담_미얀마 언론인에게 듣는다> 에서 

  * 녜인 따진/ 미얀마투데이 대표

  * 문창길/ 시인, 본지 편집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