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처음 돈 벌기
마경덕
졸업을 했으면 밥값을 해야지
동네 어르신들 참견이 심장을 찌르는 비수 같았다
빈둥빈둥
밥심은 남아돌고 밥값은 멀리 있었다
어느 날 슬며시 다가온 일거리
비린내 묻히는 일인디 니가 헐는지 모르겄다
아무거나 시켜만 주세요
나에겐 비린내보다 더 부끄런 것이 많았다
햇살이 쨍쨍한 바닷가
노련한 아줌마들 틈에 스무 살이 쪼그려 앉아 시키는 대로 풀치의 배를 갈랐다
때를 놓쳐 한물간 어린 갈치
기름진 내장에서 구더기가 우글거렸다
난생처음 내 손으로 돈을 번다는 기쁨에
팔뚝의 소름을 털어내며
종일 다듬은 갈치 다섯 상자
한동안 꿈에서도 고물고물 구더기가 손등을 기어다녔다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 않던 품삯
갈치장사 김씨가 망해서 돈을 받지 못했다고
엄마는 말했지만,
난 알고 있었다
내가 처음으로 번 몇 푼은 가난한 엄마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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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21』 2022-봄(56)호 <신작시> 에서
* 마경덕/ 200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시집『신발론』『글러브 중독자』『사물의 입』『그녀의 외로움은 B형』『악어의 입속으로들어가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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