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꽈배기/ 조현순

검지 정숙자 2022. 6. 12. 03:07

 

    꽈배기

 

    조현순

 

 

  한 올 깜빡하고 짜 올린 스웨터

  빠진 코 하나가 삐딱하게 걸려 멀쩡한 올이 뒤틀어졌다

  짜 올라간 목덜미 근처가 꼬여 모양이 어색하다

  그냥 못 본 체 실을 걸어 한 줄 올리는데

  내 눈은 자꾸 꽈배기를 만든다

  조금만 더 뜨면 괜찮아질까

  한참 망설이면서 꼬였던 마음을 어루만졌다

  살다 별일 아닌 것 가지고 다투고

  어긋나기 시작하면 줄줄이 꼬인다

  대바늘 세워 상대의 가슴도 겨누다가

  서로 틀어지고 꼬이면서 꽈배기가 된다

  엉킨 마음 풀어볼까 망설이지만 하루 지나고

  열흘이 지나면 서로 다른 옷이 되려고 한다

  두 바늘이 실을 걸어 만나고 헤어지면서

  서로에게 무늬가 되어준다

  너 없으면 짝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고집을 부린다

  서로의 마음을 풀고 짜고 틀면서 꽈배기를 만드는 일

  어쩌면 생은 한 올 줄무늬를 그려 넣고

  꽈배기를 만들면서 끝없이 짜 올리는 스웨터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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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파 MUNPA』 2022-여름(64)호 <시마당> 에서

   * 조현순/ 2000『예술세계』로 등단, 시집『얼음의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