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역 대합실에서
전재승
고속열차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막힌 창을 두드리며
순간 수평의 선을 긋고 사라진다
두근거리는 노크소리와 함께
수직의 파문도 남기지 않은 채
빠르게 멀어져 간 인연들
문득 언제였을까
수서역 지하 대합실에 잠깐 서서
저만치 손님 북적이는 식당 유리창에 비친
희미한 기억의 저쪽을 아스라이 더듬는 사이
비에 젖은 고속열차는
지축을 울리며 플랫폼으로 들어오고
열차에서 마구 쏟아져 나온
비에 젖지 않은 사람들은
수평의 점들로 사라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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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당문학』 2022-하반기(14)호 <신작 소시집>에서
* 전재승/ 1986년『시문학』으로 등단, 시집『가을 詩 겨울사랑』『푸른 시절의 노래』『휴전선 철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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