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향기의 집은 어디일까/ 김명리

검지 정숙자 2022. 6. 7. 02:52

 

    향기의 집은 어디일까

 

    김명리

 

 

  고래산 중턱에 버려진

  갓 태어난 아기 고양이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향기라 이름 지어주고 보살피려 애썼으나

  곁을 주지 않았다

  데크 밑 비좁고 어두운 곳에서

  낮고 애처로운 울음소리로

  자신이 그곳에 있음을 알리고는 했다

  오늘 향기가, 처음으로

  세상 바깥으로 나왔다

  햇살 좋은 마당가 나무벤치 위에서

  뒹굴뒹굴 혼자서 논다

  향기야 부르니 드디어

  온다 강아지풀만 한 앞발을

  내 손바닥 위로 냉큼 포갠다

  아아 어둠 속에서 홀로 저만치나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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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당문학』 2022-하반기(14)호 <신작시>에서

  * 김명리/ 1984년『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물속의 아틀라스』『물보다 낮은 집』『적멸의 즐거움』『불멸의 샘이 여기 있다』『제비꼴 꽃잎속』『김치박국 끓이는 봄 저녁』(근간), 산문집『단풍객잔』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