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1
정숙자
슬픔은 저를 데리고 당신 계신 곳으로 떠납니다. 저의 재산은 눈물뿐이온데 그것도 당신께 예물이 되오리이까. (199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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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문장으로부터 32년 하고도 4개월 이틀이 지난 오늘(2022.2.24.)입니다. 훈민정음 해례본처럼 끈으로 묶어 놓은, 자신만이 아는 한 권의 시집 『공우림의 노래』를 몇 개월 전 이삿짐 속에서 발견했습니다. 일련번호만이 제목인 79편의 저런 독백이 지은 날짜의 기록과 함께 묻혀 있었던 것입니다.
‘공우림空友林’은 그 무렵 제가 스스로 지은 당호堂號입니다.
그때도 저의 재산은 눈물뿐이었던가 봅니다.
30여 년간 새로운 새로운 지평을 찾아 골몰했습니다만, 아무렇지도 않은 저 한 줄이 왜 이리 조용히 아늑한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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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당문학』 2022-하반기(14)호 <신작시>에서
* 정숙자/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등, 산문집『행복음자리표』『밝은자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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