七面鳥
최금진
일곱 개의 얼굴 중에 세 개는 늘 화가 나 있고
나머지 네 개는 현재 제 소유가 아닙니다
우리는 얼굴을 흔들며 각자 원하는 곳으로 달려가고 싶어합니다
우리는 우리를 낳습니다
돌을 던지는 사람이 와서 돌을 던지고
돌은 얼굴에 달라붙어 목주름을 물고 늘어집니다
우리는 시커먼 돌무덤을 몸에 달고 다니는 셈입니다
불구덩이 안에서 사육되고 불구덩이 안에서 행복하게 익어갈
크리스마스가 필요하다면 잘 생각한 겁니다
일곱 개의 얼굴 중에서 세 개는 늘 화가 나 있고
나머지 네 개는 오래 전에 죽은 여자의 소유입니다
반가워, 어머니와 아버지들, 그리고 환자와 철학자와 창녀들
달의 뒷면에는 벙어리 새가 살고 있습니다
용광로에선 불을 먹는 새가 태어납니다
어떤 사람들은 몰래 새를 낳고 새를 키우고 새를 날려 보냅니다
울타리를 바라보는 관점은 각기 다르지만
오늘은 모두 까르르 까르르 웃어주기로 합니다
우리는 우리를 합심해서 비웃을 때 가장 친해집니다
일곱 개의 얼굴들이 일제히 한 자리에 모여서
각기 제가 세상에서 보고 온 것을 자랑합니다
커다란 포크가 비석처럼 식탁에 세워지는 크리스마스 저녁
화가 난 세 개의 얼굴이, 웃고 있는데 네 개의 얼굴을 요리합니다
덕분에 모두 맛있습니다
잘들 주무시오, 오늘 밤은 모든 방향을 잃어버리는 새가 됩시다
시커먼 눈보라가 거대한 날개를 펼치고 식탁에 앉습니다
하나, 둘, 셋, 넷··· 모두 일곱 명의 천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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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로 여는 세상』 2021-가을(79)호 <집중조명/ 근작시>에서
* 최금진/ 1970년 충북 단양 출생, 2001년『창작과비평』으로 등단, 시집『새들의 역사』『황금을 찾아서』『사랑도 없이 개미 귀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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