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쉽게 사는 뻐꾸기네/ 김하식

검지 정숙자 2022. 5. 29. 01:21

 

    쉽게 사는 뻐꾸기네

 

    김하식

 

 

  집도 안 짓고 사는 숫 뻐꾸기

  온 숲속이 내 집이지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암 뻐꾸기

  아무 둥지에나 낳으면 되지

 

  은인의 알을 밀어내어 죽게 하는

  배은망덕하고 잔인한 새끼 뻐꾸기

  태어나니 눈은 안 떠졌지

  몸에 싫은 것이 부딪히지

  죽기 살기로 밀어냈지

 

  앞산 뒷산 넘나들며

  아침부터 밤 깊도록

  뻐꾹뻐꾹 뻐뻐꾹 뻐꾹

  슬피 우는 뻐꾸기

  잘못했고 잘못 살았어

  참으로 잘못했고 잘못 살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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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온문학』 2022-봄(31)호 <가온의 신작 시>에서

  * 김하식/ 시인, 목사, 목산문학 회원, 가온문학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