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어떤 것도 말할 수 없다/ 이노나

검지 정숙자 2022. 5. 28. 02:38

 

    어떤 것도 말할 수 없다

 

    이노나

 

 

  대부분 그러했다

  의자가 삐걱대는 것은 불편한 시간 때문이며

  먼지가 날리는 것은 지나간 마음 때문이라는

  사소한 이유를 대며 이유 없이 끓어올랐다

  가라앉지 않는 희망 따위들을 원망했다

  비극이 창밖에서 휘파람 소리를 냈다

  저 멀리 산등성이가

  바아아아알갛게

  물들고 있었다 혼돈이

  해체되는

  봄이 오는가 했다 며칠만 며칠만

  모른 척 눈감으면 저 머얼리

  산등성이는

  꽃구름일 것이다 그러면

  그러면 사람들은 저마다

  겨울을 벗고 부푼 얼굴로 평안할 것이다

  평안할 것이다

  라는 거짓말처럼 어디서건 욕망과 오만이 무성했다

  지난밤을 견딘 움들이 모른 체 자꾸 자랐다

  어느 누구에게도 무해한 계절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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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브렐라Umbrella』 2022 · 봄-여름(3)호 <정예 시인 19인/ 신작시>에서

   * 이노나/ 2012년『연인』으로 등단, 시집『마법 가게』『골목 끝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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