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퇴蟬退 외 1편
김기찬
누군가 7년 막장의 긴 터널을 뚫고 날아간 흔적, 눈물겹다
아름드리 허공을 기어오르다 미루나무 둥치에 걸어둔 저, 텅 빈 울음집
말랑말랑한 속울음이 솟구칠 때마다 차곡차곡 쟁여 넣어 차돌처럼 단단해졌을,
뭉툭한 새끼발가락 같다
울지 않는 생은 없다고 마침내 그가 운다
띄 엄 띄 엄 반벙어리 첫울음을 울다가 갑자기 온몸에 쥐가 났는지 쥐어짜듯 막 악을 써댄다
누가 이 삼복염천에 저리 쇠사슬을 끄는가
아스팔트길이 패이로도록 쇠사슬을 끌며 저 깊디깊은 허공 속울음을 퍼내고 또 퍼내는가
말도 마라, 그 울음소리가 나뭇가지를 잡아 흔들더니, 그 진동이 둥치를 타고 내려가 실뿌리까지 메치더니, 냄비 끓듯 천지사방이 들썩인다
미루나무 열 평의 그늘에대 열 양동이 눈물을 자지러지게 쏟아붓고서야 잠시 멈춘 그 생울음을 나는 모를란다
아무래도 저 질기디질긴 울음 끝은 내 생의 밑바닥에 가닿을 것이다 거기, 내 울음집인 어머니 지금도 거적때기 몸으로 바싹 풍화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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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바람꽃 1
너를 건너느라, 하마터면 나를 잃을 뻔했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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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멀리 달을 보는 사람』에서/ 2022. 4. 18. <문학의전당> 펴냄
* 김기찬/ 전북 부안 출생, 200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바닷책』『피조개, 달을 물다』『채탄부 865-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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