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열목어/ 김신용

검지 정숙자 2022. 5. 18. 02:14

 

    열목어

 

    김신용

 

 

  어린 내가

  몸살이라도 앓으면

  장독대 위에 맑은 냉수 한 그릇 떠놓고

  두 손을 비는 어머니가 있었다

  대문 바깥으로 부엌칼을 던지며

  내 몸의 열을 내쫓는, 그런 걱정스런

  눈빛이 있었다

 

  그래, 세상의 어떤 약이 있어

  그 약만  하랴   

 

  오늘도 몸에 작은 열꽃이라도 피면

  그 눈빛을 떠올리며, 전신의 열을 푼다

 

  --------------

  * 『가온문학』 2021-가을(29)호 <신작 시집 속에서 · 1>에서

  * 김신용/ 1945년 부산 출생, 1988년 『현대시사상』(창간호)으로 등단, 시집『버려진 사람들』『잉어』외, 소설집『고백 1 · 2』『달은 어디에 있나 1. 2』외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시간/ 이지호  (0) 2022.05.19
죄와 사랑/ 이현호  (0) 2022.05.19
파천 할매/ 조명제  (0) 2022.05.18
좁고 어둔 바다/ 박민혁  (0) 2022.05.18
벌레들의 승부/ 김추인  (0) 2022.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