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梅論
문효치
각황전 앞 흑매가 왔다
아무리 보아도 내 눈엔 붉기만 한데
사람들은 거리낌없이 흑매라 한다
오호라, 색깔이 진하면 黑이라 하는구나
한동안 잊었던 흑장미도 생각난다
평생을 일구어 쓴 내 시
깜냥에 피워낸 꽃이라 생각했는데
그 꽃의 濃淡은 어디쯤 이르렀을까
맹물이 얼마나 섞여 있을까
잉크에 물을 섞어 글을 쓴다며 文士들을 꾸중한
괴테를 생각하며
고개 떨구고 화엄사를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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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르바』 2022-봄(85)호 <신작시>에서
* 문효치/ 1966년 ⟪한국일보⟫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계백의 칼』『바위 가라사대』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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