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흑매론(黑梅論)/ 문효치

검지 정숙자 2022. 4. 28. 01:16

    黑梅論

 

    문효치

 

 

  각황전 앞 흑매가 왔다

  아무리 보아도 내 눈엔 붉기만 한데

  사람들은 거리낌없이 흑매라 한다

  오호라, 색깔이 진하면 黑이라 하는구나

  한동안 잊었던 흑장미도 생각난다

 

  평생을 일구어 쓴 내 시

  깜냥에 피워낸 꽃이라 생각했는데

  그 꽃의 濃淡은 어디쯤 이르렀을까

  맹물이 얼마나 섞여 있을까

 

  잉크에 물을 섞어 글을 쓴다며 文士들을 꾸중한

  괴테를 생각하며

  고개 떨구고 화엄사를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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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네르바』 2022-봄(85)호 <신작시>에서

  * 문효치/ 1966년 ⟪한국일보⟫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계백의 칼』『바위 가라사대』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