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명사의 장례식*
방지원
고창 고인돌 축제에 참가한
스페인 행위예술가 아이노아
그녀는 오래 잊혀진 돌무덤 한 조각 안고
노을 막 드리우는 서해바다로 든다
차가운 물이 목에 차오를 때까지
한 걸음에 한 소절씩 담담한 레퀴엠
그의 생애를 경건히 배웅한다
잘 가시오
빛이 닿지 못하는 곳은 아니길 바라오
몇 백 년 전이건 몇 천 년 전이건
살았다는 건 대단한 일이오
견뎌낸 죽음 또한 그렇지요
하늘이여 이 사람의 영혼을 받으소서
곱고 앳된 서양 여인이 몸으로 치르는 수중 장례식
언뜻 수평선 끝의 한 점
오래전 임종 못한 자신의 아버지가 보인다.
-전문-
* 1991년 스페인 마드리드 출생. 설치미술가 Ainhoa의 비디오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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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르바』 2022-봄(85)호 <신작시>에서
* 방지원/ 1999년『문예한국』 & 2013년『미네르바』로 등단, 시집『달에서 춤을』『치즈가 녹기 시작하는 온도』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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