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수화手話
문현숙
침묵은
침묵이 알아듣고
고요는
고요가 알아들어
저절로 깊어지는지
미루나무 이파리는 귓등을 타고 올라
말속 말을 찾아 내게 말하죠
나무의 말, 손이라도 잡아보고 싶어
덥석, 마음 먼저 쏘아 올려도
만질 수 없는 당신
내 발걸음 소릴 내가 들으며 산소 가는 길
바람이 끌어다 놓았나 당신, 발걸음 소리
천천히 뒤 따라 걸으며
괜찮다, 괜찮다 이만하면 괜찮다
가지를 흔든다
만져지지 않는
바람의 수화를 옮겨 전하는 이파리들
그 낮은 속살거림이
묘비명 새겨진 묵언의 말씀되어
흠칫, 놀란 내 목덜미를 만지면
아버지
천 갈래 만 갈래 다녀가는 소리
절로절로 깊어가는
그, 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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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시학』 2022-봄(93)호 <신작시>에서
* 문현숙/ 2018년『월간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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