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합장(合葬)을 하고/ 김남극

검지 정숙자 2022. 4. 25. 00:20

 

    합장合葬을 하고

 

    김남극

 

 

  어머니와 합장을 하려고 아버지 봉분을 헤쳤다

  16년 전 아버지는 그대로 잘 계셨다

  누렇게 잘 삭은 뼈들이 생전 아버지 성격처럼 가지런했다

 

  지관 어르신과 그 뼈들을 다시 맞추면서 나는

  생전 아버지 기억을 다시 맞추고 있었다

 

  사라진 작은 뼈들처럼 군데군데 기억은 사라졌지만

  남은 뼈 같은 기억은 차곡차곡 떠올랐다

 

  예전의 아버지를 복원하고 관 뚜껑을 닫았다

  나무못 박는 소리가 잣나무 꼭대기까지 흔들 듯했다

 

  어머니를 나란히 잘 모시고는

  이젠 그만 용서하시라고, 좀 다감하게 손도 잡고 걸으시라고

 

  그러시면 좋겠다고 빌고 또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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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딩아돌하』 2022-봄(62)호 <신작시>에서

  * 김남극/ 강원 봉평 출생, 2003년『유심』으로 등단, 시집『하룻밤 돌배나무 아래서 잤다』『너무 멀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