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사과의 계절/ 여태천

검지 정숙자 2022. 4. 21. 17:42

 

    사과의 계절

 

    여태천

 

 

  사과의 계절이 돌아왔다.

  어떤 것들은 무대 위에서 빛나지만

  어떤 것들은 트럭 위에서 더 빛나지.

 

  파란 봉투와 빨간 봉투가 있습니다.

  어디다 담아 드릴까요?

 

  좋아하는 건 따로 있지만

  언제나 선택은 우리를 당혹케 하지.

  어쩌면 그건 아무것도 아닌 정치 같은 이야기.

 

  고민은 지적이잖아.

  그러니 조금 더 오래오래

  그래야 있어 보이지.

  트럭 위에서 벌레 먹은 사과가 웃는다.

 

  색은 내용을 바꾸지 못하지만

  색을 고르는 자유로

  자유를 맘껏 누려보세요!

 

  선택이 유일한 자유라는 듯

  우리가 남이냐는 듯

  파란 봉투가

  빨간 봉투가

  크게 입을 벌리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매일매일

  고민에 고민을

  사과와 봉투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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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네르바』 2021-겨울(84)호 <신작시>에서

  * 여태천/ 2000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감히 슬프지 않을 수있겠습니까?』『저렇게 오렌지는 익어가고』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