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는 중이었다 외 1편
진영대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꽃씨
세탁기 속에서 한통속이 되었다
뾰족하고 까만 꽃씨,
내복 솔기마다 들어박혀
일일이 뽑아낼 수 없었다
세상일이 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속을 뒤집어 내보일 수도 없는 노릇
아무리 털어 내도
자꾸, 가슴을 찌르는 것이 있었다
솟아오르는 것이 있었다
꽃이 피는 중이었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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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 탯줄
밭에다 심어놓은 호박 넝쿨
맨땅에다 몸을 풀기도 그렇고해서, 밭고랑 몇 개 건너와 밭둑의 매실나무를 기어오른다 우듬지까지 기어 올라가 죽어라 꽃피우고 가느다란 나뭇가지 사이 열매를 매달아 놓았다
누가 볼까
열두 폭 잎으로 덮어놓았다
주먹만 한 호박 덩어리,
손 닿을 곳까지 늘어져
넝쿨을 끌어내리고 있었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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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당신을 열어 보았다』에서/ 2022. 3. 31. <실천문학> 펴냄
* 진영대/ 충남 연기(세종시) 출생, 1997년 『실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술병처럼 서 있다』『길고양이도 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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