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꽃이 피는 중이었다 외 1편/ 진영대

검지 정숙자 2022. 4. 19. 03:06

 

    꽃이 피는 중이었다 외 1편

 

    진영대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꽃씨

  세탁기 속에서 한통속이 되었다

 

  뾰족하고 까만 꽃씨,

  내복 솔기마다 들어박혀

  일일이 뽑아낼 수 없었다

 

  세상일이 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속을 뒤집어 내보일 수도 없는 노릇

 

  아무리 털어 내도

  자꾸, 가슴을 찌르는 것이 있었다

  솟아오르는 것이 있었다

 

  꽃이 피는 중이었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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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넝쿨, 탯줄

 

 

  밭에다 심어놓은 호박 넝쿨

  

  맨땅에다 몸을 풀기도 그렇고해서, 밭고랑 몇 개 건너와 밭둑의 매실나무를 기어오른다 우듬지까지 기어 올라가 죽어라 꽃피우고 가느다란 나뭇가지 사이 열매를 매달아 놓았다

 

  누가 볼까

  열두 폭 잎으로 덮어놓았다

  주먹만 한 호박 덩어리,

  손 닿을 곳까지 늘어져

  넝쿨을 끌어내리고 있었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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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당신을 열어 보았다』에서/ 2022. 3. 31. <실천문학> 펴냄   

 진영대/ 충남 연기(세종시) 출생, 1997년 『실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술병처럼 서 있다』『길고양이도 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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