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도량석*/ 지요섭

검지 정숙자 2022. 4. 19. 02:10

 

    도량석*

 

    지요섭

 

 

  어둠을 쪼아

  새벽을 만드는 정의 소리

 

  뒤척이는 잠자리에

  고막을 쪼아대는 망치질이다

 

  세상의 아픔에 짓눌려

  잠들지 못하는 영혼

  갈잎처럼 바스락거린다

 

  지난밤

  번을 서느라 지친 초승달은

  대웅전 용마루에 기대어

  졸음으로 힘겨워하고

 

  신음을 토해내듯 추녀 끝 풍경 소리에

  전생의 업보들 은행나무에 주렁주렁

  할미꽃처럼 등이 굽어버린 노 보살 등

 

  살아생전 함께하는

  도반道伴이다

     -전문-

 

   * 도량석道場釋 : 새벽마다 목탁을 두드려 염불하면서 사찰 경내를 돌며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불교의식

  

   ----------------

  * 『미네르바』 2021-가을(83)호 <신진 조명>에서

  * 지요섭/ 2018년『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하늘농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