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구두/ 류미야

검지 정숙자 2022. 4. 18. 01:12

 

    구두

 

    류미야

 

 

  죽자 흐드러졌던 봄꽃이 무르는데

  새 신은 나설 곳을 떠올리지 못한다

  출구란 길을 잃는 입구,

  그걸 미리 아는 불행

 

  익숙한 걸음으로 마음에 갇혀 있다

  한자리서 맴도는

  공전 혹은 공회전

  지도가 정교해져도 길을 자꾸 잃는다

 

  뒤꿈치를 세우면 내일은 달라질까

  물불 없이 광내고 굽을 덧대보는데

  언제나 콧등이 살짝 깨져 있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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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네르바』 2021-가을(83)호 <신작시>에서

  * 류미야/ 2015년『유심』으로 등단, 시집『눈먼 말의 해변』『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