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생각
조경선
매일 꿈틀거렸습니다
구름이 지나갈 때 비가 지나갈 때
꿈틀거렸습니다
열어볼 수 없는 속은
자꾸 이동합니다 그 자리를 알면서
뛰어다닙니다 조금씩 닳아가면서
높이를 낮춥니다
새가 지나가도 몸은 돌리지 않습니다
매일 꿈틀거렸습니다
탈색을 꿈꾸는 틈으로 나약한 바람이 들어옵니다
수백 대 일의 경쟁을 이겨낸 풀 한 포기가 얼굴을 듭니다
어느 쪽이 불안한지 몰라
어느 쪽이든 말이 없습니다
매일 꿈틀거렸습니다
아무 상관없는 듯 풀을 업고 있습니다
주름진 하루가 울음소리를 냅니다
어둠은 어두워지기 전에 내려 앉고
가장 먼저 적막을 읽습니다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투박한 친절은 수천 년
매일 꿈틀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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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르바』 2021-가을(83)호 <신작시>에서
* 조경선/ 2012년『포엠포엠』으로 시 부문 등단 & 2016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 시집『목력』『개가 물어뜯은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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