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집 · 이 화려한 침묵

봄날/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2. 12. 23. 02:15

 

 

   봄 날

 

   정숙자

 

 

  오늘은 냇가에 나아가

  물고기들과 이야기를 하였다

 

  애기들아

  너희들은 작지만 강하구나

  이런 물살에도 떠내려가지 않다니

 

  그런데 너희들은

  왜 목소리가 없을까

 

  나는 애기들에게 말해주었다

  정말 예쁜 이들은 소리가 없더라고

 

  이를테면

  꽃, 별, 나비, 이슬 같은 것들을

 

  ……

  ……

 

  겨우내 얼었던 노래도 함께

  실바람은 물 위에 별을 날랐다.

 

    -------------

  * 시집 『이 화려한 침묵』에서/ 1993. 4. 26.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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