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발/ 신원철 닭발 신원철 화창한 3원 초순, 산길 올라가는 발길들이 몹시 분주합니다 젊은네 늙은네 부지런히 걷는 길옆, 포장마차 넓적한 쇠접시 위엔 닭발이 수북이 쌓여 있었지요 생전에 저 발로 먹이를 찾아 얼마나 부지런히 뛰어다녔을까요? 사람들 옆도 돌아보지 않고 산길을 올라가고 있습니다 저렇게 한눈.. 시집에서 읽은 시 2010.12.03
愛讀書/ 정숙자 愛讀書 정숙자 열심히 열심히 읽어 조금은 빨리 보았다 으레 그런 것처럼 조금은 빨리 읽은, 그 <세상>의 뒷자락쯤에 날짜를 쓰고, 서명을 하고, 그리고 표지를 덮었다 그러나 다시 그러고 다시 읽고, 읽고, 다시 넘긴다 -------------- * 시집 『정읍사의 달밤처럼』에서/ 1998. 3. 3. <한국.. 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2010.12.02
눈 오는 길/ 정숙자 눈 오는 길 정숙자 겨울 산책의 보너스 눈이 온다 백 원 짜리 동전 두 개가 주머니 속에서 꿈을 꾼다 껌 한 통 과자 한 봉지 국화빵 한 개 그러나 몇 십 년 바람을 통제해 온 발의 방향은 우표를 사고도, 또 동전이 남는 우체국 길 눈은 이어 이어내리고 눈은 이어 이어내리고 -------------- * .. 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2010.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