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집 · 이 화려한 침묵

행복의 조명/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2. 8. 20. 00:14

 

 

    행복의 조명

 

     정숙자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왁자한 명예

  또는 금전이 아니다

 

  차 한 잔에 어울리는 분위기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구름

  홈통을 타고 흐르는 빗물소리

 

  현실로 이어진 욕망

  버릴 수 있다면 우리는

  전 생애를 행복의 앨범으로

  만들 수도 있으리라

 

  뜻밖에 마주치는 나비

  풀 틈에서 피어난 꽃

  이슬 걸린 거미줄

 

  어느 누구와 함께여도

  혼자여도 좋은 그 풍경들은

  우리의 삶을 얼마나 빛나게 하는가

 

  그러나 행복에는 유예가 없다

  우리가 욕망에 눈을 돌리면

  행복은 그 즉시 등을 돌린다.

 

    -------------

  * 시집 『이 화려한 침묵』에서/ 1993. 4. 26.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제3시집 · 이 화려한 침묵'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남자/ 정숙자  (0) 2012.08.25
커피를 마시며/ 정숙자  (0) 2012.08.24
냇가/ 정숙자  (0) 2012.08.12
마음/ 정숙자  (0) 2012.08.05
편지 쓰는 밤/ 정숙자  (0) 2012.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