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장옥관
헌 한옥 헐어낸 곳에서 얻어온
춘양목 고재 한 장
뜯어낼 때 아팠을까
탱자울 검누렇게 비명 지르는 가시들
나무의 시간과 인간의 나무가 깍지 낀
거미줄 걷어내고 마룻장
대패질로 깎아내니 본 얼굴로 돌아왔다
물과 불 지나간 나이테
매일매일 사라지는 얼굴들, 얼굴들
복면 쓴 날짜들
대패로 깎아낸 얼굴
면목面目 지워진 그믐 하늘에
돋는
그을은 눈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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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시인협회 사화집, 우리들의 얼굴 찾기 3 『그의 얼굴』에서/ 2022. 3. 22. <청색종이> 펴냄
* 장옥관/ 1987년 『세계의문학』으로 등단, 시집『하늘 우물』『그 겨울 나는 북벽에서 살았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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