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얼굴/ 문효치

검지 정숙자 2022. 4. 9. 02:19

 

    얼굴

 

    문효치

 

 

  그대의 얼굴에

  섬이 있나니

 

  나 노 저어 가고 있다

  가서 샘을 짓고

  소슬한 집을 세운다

 

  내 쓸쓸한 생각이

  깃들 수 있는···

 

  상심하는 추사秋史가 간혹

  다녀가기도 하는···

 

  그대의 얼굴에

  바람이 불 때

 

  방황하는 새들 날아와

  꿈꿀 수 있는 사스레피나무

  집 옆에서 자라고 있다

 

  반짝이는 잎마다

  상처 입은 그들의 지저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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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시인협회 사화집, 우리들의 얼굴 찾기 3 『그의 얼굴』에서/ 2022. 3. 22. <청색종이> 펴냄 

  * 문효치/ 1966년 ⟪한국일보⟫ &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계백의 칼』『바위 가라사대』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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