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 한 알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낱
-전문-
▶ 무巫와 역易의 생태 감성(발췌)_송희복(문학평론가,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서정시의 구경이란 무엇이뇨.
이는 곧 천지지심을 드러내는 게 아닐까, 한다. 천지란 천문 지리를 말한다. 천문은 하늘의 무늬요, 지리는 땅의 결이다.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천문 지리에 능통한 사람을 두고 신비적인 지식인으로 보았다. 시인 역시 이 범주에 포함된다. 프랑스에서는 인사(人事, 세상일)와 자연과 우주의 이치를 꿰뚫어보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견자(見者, voyant)라고 하지 않았나? 시인은 소소한 것, 평범한 것에서 거대한 조화, 우주의 평형감각, 카오스모스를 발견할 수 있다.
시인 장석주가 젊었을 때부터 시인으로서 우리 시문학사에 크게 기여해 왔지만, 특히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전반에 걸린 10년에 걸쳐 그의 시 세계는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시편 「대추 한 알」은 우리에게 명시로서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 p. 시 32/ 론 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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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파 MUNPA』2022-봄(63)호 <기획특집/ 환경을 생각하는 문학의 생태학적 대응> 에서
* 송희복/ 1990년《조선일보》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 당선, 평론집『호모 심비우스의 노래』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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