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손가락들
정재학
장갑 한 결레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며
눈 오는 거리에 누워있다
둘의 거리는 한 뼘
둘은 겹쳐지진 못한 채
검지가 서로를 가리키며
마주 보고 있었다
나뒹굴고 있었다
무표정하지만
아무렇지 않게
쓸쓸하게
폭설 속으로 파고들고
얼어붙은 손가락들은
납작해졌다가 꿈틀 했다
불면증 속으로 들어가
눈부신 빛을 움켜잡는다
얼음과 새벽이 만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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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파 MUNPA』 2022-봄(63)호 <시마당> 에서
* 정재학/ 1996년『작가세계』로 등단, 시집『어머니가 촛불로 밥을 지으신다』『광대 소녀의 거꾸로 도는 지구』 『모음들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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