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옹관(甕棺)/ 차주일

검지 정숙자 2022. 4. 2. 02:12

 

    옹관甕棺 

 

    차주일

 

 

  삶은 달걀을 까다가 분지를 만났네.

 

  태어나지도 못한 생명이 죽어가면서

  끝내 지켜낸 모성의 공간을 보았네.

 

  활화산이 만들고 휴화산이 간직하는 분지.

  비를 모아 산정호수로 태어나는,

  짐승이 새싹 깊이의 혀로 수면을 깨뜨리고

  열매의 색깔을 품고 가는

 

  안팎에서 두르리면 이본異本이 생겨나는

  줄탁의 자리일 것이네.

 

  탯줄 같은 골목길을 걷다가

  마지막 자세로 태어나

  첫 자세로 돌아가는 노파를 보았네.

 

  태아처럼 무릎을 껴안고

  아기 안던  앞품에 양손을 장사 지내고 있네.

 

  모성의 공간을 메운 비손이

  피어나기 전 떡잎 모양인지

  줄탁 직전의 부리 모양인지

 

  양 손바닥이어야 고이는 옅은 마음이 결정할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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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바다』 2022-봄(34)호 <청탁 시> 에서

  * 차주일/ 2003년『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어떤 새는 모음으로만 운다『냄새의 소유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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