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역류성 식도염/ 서대선

검지 정숙자 2022. 3. 13. 18:47

 

    역류성 식도염

 

    서대선

 

 

  네 거친 들판의 풀도

  소의 위처럼 되새김하고  되새김하여

  내 사랑 먹일 우유로 만들고 싶었건만

 

  네 거친 들판에서 푸르던

  풀 같던 풀 아닌 풀들

  소화되지 못한 채

  되새김하는

  정신의 위벽을 갉아대는데

 

  시큼하고 쓰디쓴 슬픔이

  역류하더니

  목젖을 물어뜯어

  메슥거리는 쓰린 가슴만

  쓸어보는데,

 

   ---------------------

   * 『미래시학』 2021-겨울(39)호 <미래시학 시단 >에서

   * 서대선/ 2013년 『시와시학』신인상 수상, 시집『천 년 후에 읽고 싶은 편지』『레이스 짜는 여자』『빙하는 왜 푸른가』, 평론집『히말라야를 넘는 밤 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