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입니다
최서진
염소는 화분과 함께 시작됩니다
뿔처럼 가볍게 솟아오릅니다
봄이 피지 않는 화분은 죽은 염소입니다
알람이 목련처럼 울립니다
밤은 솟아나는 표정을 지녔습니다
바다에 닿았던 메아리는 돌아올까요?
제발 염소는 돌아온다고 말해 주세요
염소 울음과 봄밤은 왼쪽 뺨이 닮았습니다
우주로 가는 티켓을 끊는 것으로 두통을 달랩니다
누구나 어제의 먹구름 같은 슬픔이 있고
밤에 울리는 종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물병을 들어 나누어 마십니다
염소가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는 밤입니다
화분이 창문을 하나하나 열어젖힙니다
비에 사람의 어깨가 기우뚱거리고 나침반 위로
물과 밤이 엎질러집니다
슬픔은 모든 이의 눈에서 발견됩니다
나는 이상한 슬픔에 집중합니다
눈에서 염소 울음소리가 흔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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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딩아돌하』 2021-가을(60)호 <신작시> 에서
* 최서진/ 충남 보령 출생, 2004년『심상』등단, 시집『아몬드 나무는 아몬드가 되고』『우리만 모르게 새가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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