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원五園을 재생하다
취화선
이희정
#1
나도 원이오, 세상이 뭐라든 말이오
새를 그리면 날고, 말을 그리면 날뛰듯
궁정의 화폭 뛰쳐나와 취기를 문 붓끝
쓸 수 있는 글자라곤 이름 석 자뿐이오
스크린을 삼키는 날것의 아우성에
화필은 경계를 지우듯
바람을 찢고 있다
#2
제 한 몸 불구덩이에 밀어 넣은 그 남자
뒤엉킨 늙은 매와 힘 겨루는 가지에
어린 꽃 피워 문 꽃눈, 늙음 속에 다시 핀다
생의 눈 단숨에 불살라야 닿는 그 길
일획이 만획이고 만획이 일획이라
한 폭의 만취한 몸이
자막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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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소금』 2021-여름(38)호 <신작시조> 에서
* 이희정/ 2019년 ⟪경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더율' 시조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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