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오원(五園)을 재생하다/ 이희정

검지 정숙자 2022. 3. 1. 02:43

 

    오원五園을 재생하다

        취화선

 

    이희정

 

 

  #1

 

  나도 원이오, 세상이 뭐라든 말이오

  새를 그리면 날고, 말을 그리면 날뛰듯

  궁정의 화폭 뛰쳐나와 취기를 문 붓끝

  쓸 수 있는 글자라곤 이름 석 자뿐이오

  스크린을 삼키는 날것의 아우성에

  화필은 경계를 지우듯

  바람을 찢고 있다

 

 

  #2

 

  제 한 몸 불구덩이에 밀어 넣은 그 남자

  뒤엉킨 늙은 매와 힘 겨루는 가지에

  어린 꽃 피워 문 꽃눈, 늙음 속에 다시 핀다

  생의 눈 단숨에 불살라야 닿는 그 길

  일획이 만획이고 만획이 일획이라

  한 폭의 만취한 몸이

  자막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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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와소금』 2021-여름(38)호 <신작시조> 에서  

   * 이희정/ 2019⟪경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더율' 시조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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