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거북, 건널목을 건너다/ 김덕남

검지 정숙자 2022. 2. 17. 14:25

<시조>

 

    거북, 건널목을 건너다

 

    김덕남

 

 

  뉘 집 수족관서 도망쳤나, 거북 한 마리

  잃어버린 길을 찾아 건널목 건너시네

  저 저 저! 달려오는 차

  아찔아찔 스친다

 

  생각을 쑥 넣고는 죽은 척 꼼짝 않네

  등딱지 검푸른 무늬, 바다가 일렁거려

  엉겁결 모자를 벗어 보쌈하듯 모셨지

 

  갑골 속 파랑치는 맨발의 젖은 포복

  하구에 놓아주며 잠별인 듯 손 흔든다

  만발한 물이란 넘어

  사무치게 그가 간다

 

   ----------------

   * 『시와소금』 2022-봄(41)호 <시와소금 시조>에서

   * 김덕남/ 2011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 등단, 시조집『거울 속 남자』『변산바람꽃』외, 시현대시조100인선『봄 탓이로다』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슬 프로젝트-57  (0) 2022.02.18
이슬 프로젝트-57/ 정숙자  (0) 2022.02.18
우로보로스의 환(幻)/ 주경림  (0) 2022.02.17
유사비행/ 이혜선  (0) 2022.02.17
시인이 바라본 어느 시인/ 정숙자  (0) 2022.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