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마음 얼굴/ 신사봉

검지 정숙자 2021. 12. 18. 01:53

 

    마음 얼굴

 

    신사봉

 

 

  마음을 비우자고

  의논했더니

  그도 흔쾌히 허락한다

 

  욕심 없는 얼굴

  용서하는 얼굴

  그러고 나니

  아름다운 얼굴

 

  오, 그 많은 얼굴들이

  어찌 좁은 내 안에 다 모여 살 수 있을까

 

  마음을 강건케 하는

  어떤 비결을 지녔는가

     -전문-

 

  해설> 한 문장: 행복은 무엇인가? 고래古來로 사람들은 이 문제의 해답을 구하고자 했다. 일찍이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론』을 저술했다. 그의 관심은 여러 요소 중 개인의 잠재력 실현에 중점을 두었다.

  영국의 고전학자 에디스 홀은 아리스토텔레스를 '자기개발의 아버지'로 소개한다.

  그러면서 '그가 말하는 행복'은 목표를 발견하고 자아실현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실행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런 주장을 보다 구체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은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매슬로우(Abraham Maslow, 1908~1970, 62세)의 욕구 단계설이다.

  한 개인이 성장하면서 원초적인 욕구(생리 안전 애정)에서 사회적 욕구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소속에서 인정(존경)받으려는 욕구와 자기실현의 욕구가 그것이다. 이성적 지향은 피라미드형 욕구 계층의 맨 위에 놓인다. 자기실현은 비로소 호모사피엔스(생각하는 인간)의 궁극의 목표를 실현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예술(시)을 창작하고 향유하는 것이야말로 자아실현의 요체要諦가 아닌가 한다. 현실은 물질 지향의 욕구로 정신이 병들고 있다. 이런 위기의 시대에 정신의 가치를 지향하는 창작 활동은 희망이요 구원救援이 아닐 수 없다.

  시인은 현상 속에 살지만 관찰자로서 그 역할을 수행한다. 그래서 그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는 능력을 가진 존재인 것이다. 시인의 창조적 탐구는 자신과 독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다. (시 p. 102/ 론 123-124) (기청/ 시인, 문예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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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내 삶의 힘이 되어 준 시』에서 / 2021. 12. 3. <한강출판사> 펴냄

 * 신사봉/ 전북 고창 출생, 2014년 『한국문인』으로 등단, 시집『눈물 없이 살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