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나의 근작시

흑백 무지개

검지 정숙자 2021. 9. 23. 00:50

 

    흑백 무지개

 

    정숙자

 

 

 

  어느 하루

  어느 한순간도

  삶을 느끼지 않은 날 없었다

 

  삶을 느끼지 않아도 좋을 만큼 편안한

  죽음을 느끼지 않아도 좋을 만큼 평온한

  그런 악기가 아니었다, 는 증거다

 

  이 말은 (그는) 늘 죽었다, 또는

  늘 아팠다는 알토aito와 다르지 않다

 

  죽을 수도 없는

  죽음 이상인

 

  바다를 향해 직진하도록만 설계된 (그는) 태풍의 옥타브일까? 그런 음역에서 벗어나고자 끝까지 가 보면 거기

  다 갖춘마디가 있을 것이다, 기다리며··· 러질 수도 없는, 그의 발목을- 무릎을- 의지를- 성실성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매 순간 죽음은.

 

  그래! 살아주마, 살아가마

  바꿀 수 없는 항로

  순백의 순흑색의 7악장이여

 

  나는 오늘도 살았노라

  살아왔노라, 애써··· 전 생애를

  그렇게 이렇게 가고 있다 파도를 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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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와정신』 2021-가을(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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