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무지개
정숙자
어느 하루
어느 한순간도
삶을 느끼지 않은 날 없었다
삶을 느끼지 않아도 좋을 만큼 편안한
죽음을 느끼지 않아도 좋을 만큼 평온한
그런 악기가 아니었다, 는 증거다
이 말은 (그는) 늘 죽었다, 또는
늘 아팠다는 알토aito와 다르지 않다
죽을 수도 없는
죽음 이상인
바다를 향해 직진하도록만 설계된 (그는) 태풍의 옥타브일까? 그런 음역에서 벗어나고자 끝까지 가 보면 거기
다 갖춘마디가 있을 것이다, 기다리며··· 쓰러질 수도 없는, 그의 발목을- 무릎을- 의지를- 성실성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매 순간 죽음은.
그래! 살아주마, 살아가마
바꿀 수 없는 항로
순백의 순흑색의 7악장이여
나는 오늘도 살았노라
살아왔노라, 애써··· 전 생애를
그렇게 이렇게 가고 있다 파도를 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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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정신』 2021-가을(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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